
자랄대로 자라
가지 사이로 바람이 지나갈 틈도없어
빽빽한 입사귀가 숨도 쉴 수 없을 것 같은 향나무.
족히 수십 년은 풍상을 겪은
굵은 기둔 줄디 였을탠데
바닷가 거센바람에 나무가 통째로 휘청인다.
가혹하게 가지를 쳐 내었다.
남은 건 몇 개의 앙상한 가지와
드문드문 보이는 푸른 잎사귀들만 남았다.
이 나무는 이제,
살기 위해
몸서리 치며 가지마다 새로운 순을 틔울 것이고,
나는 필요한 순을 키워 가지로 만들고,
나머지는
다시 쳐내버릴 것이다.
비우고,
다시
채운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