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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조업일지

경매

by 봉돌 2022. 1. 11.

어~ 알대구 다섯마리~

엇, 으~으~

베이스 톤의 낮은 목소리로 리듬을 타고 여기저기서 내미는 손가락을 둘러보면서

낙찰 가격을 결정한다.

8번 5만원 낙찰!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그 많은 손가락을 훑어보고 최고가를 알아내는지, 매번 봐도 신기하기 짝이 없다.

단전에서 끌어 올리는 낮고 굵은 목소리는 마이크를 든것도 아닌데 그 많은 사람들에게 다 들린다.

어쩌면 앙칼진 높은 소리보다는 낮은 소리가 더 많은 공명을 일으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새벽 위판장에 나가 보면, 요즈음 어떤 것들이 잡히는지 구경할 수 있다.

요즈음은 물메기와 대구가 제철.

물메기는 부드러운 흐물흐물하다시피한 부드러움과 깔끔한 국물 맛으로 남해쪽 사람들의 최애 음식중에 하나이다.

 

위판장은 삼천포가 제일 크다. 동네에서 가까운 임포항은 소박한 정도의 규모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사려고 하는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조금 멀더라도 삼천포까지 가서 위판하는 어부들이 많다.

아직 양이 많지 않은 나는 가까운 임포항을 간다.

 

요일에 따라 경매가격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월요일과 금,토일이 가격이 좋다고 한다.

아마도 월요일은 영업을 준비하기 위해서, 금,토일은 주말 영업을 준비하기 위해서

그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일 것 같기도 하다.

 

얼떨떨했던 첫 경매.

경비를 타산해보기 보다는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 주는 묘한 기분으로 들떴더랬다.

 

'경험치 1이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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