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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귀어

농신보(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 기금)의 갑질

by 봉돌 2021. 11. 1.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법은 그 목적에,
‘이 법은 담보능력이 미약한 농림수산업자 등의 신용을 보증함으로써 농림수산업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마련할 수 있게 하여 농어촌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하고 있다.
또한 농신보(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의 홈페이지 첫 화면은 ‘농림어업인의 행복 밑거름,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농신보)이 당신의 희망과 행복을 키워 드리겠습니다’ 라고 대문짝 만하게 씌여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입법 취지와 농신보 홈페이지의 선전 문구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귀어인에 대한 농신보의 갑질로 ‘희망과 행복은 좌절을 마주하게 된다.
대한민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귀어 귀촌’ 사업은 제2의 인생을 꿈꾸는 귀어인들에게 온갖 수모와 구차함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 기금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금융기관과 농림수산단체 등의 출연금으로 기금이 조성되며, 농협이 그 관리를 맡는다. 이러한 이유로 농신보는 국회의 감사를 받게 되며, 공적 기금으로써의 그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귀어 창업자금 3억원 주택 구입비 7천500만원까지 지원 가능하다고 정부에서 홍보하고 있는 귀어 귀촌 자금지원은 농신보에서 신용보증을 하고, 금융기관인 수협에서 자금을 집행한다.
물론 귀어인은 농신보에 보증료를 지불해야 하며, 부담하는 자금의 이자는 2%이다.
이 과정에서 농신보는 신용을 평가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신용평가라기 보다는 담보믈에 대한 평가를 한다.
어선의 경우, 어선에 대한 감정 평가를 하고 이 감정액만큼 보증금액이 결정되고, 그 액수에 만큼 어선에 대한 근저당이 설정된다.
문제는 이러한 평가가 같은 농신보인데도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귀어학교를 마치고 경남 고성으로 내려온 후, 귀어 자금과 관련하여 고성 수협과 군청 귀어 담당자와 많은 상담을 하였다. 고성수협은 자금 집행을 부담스러워 하고, 심하게 말하면 귀찮다는 분위기 차원에서, 군청의 경우 자금 집행의 규모면에서, 한결같이 단위 수협보다는 수협은행(수협중앙회) 지점에 가서 자금을 신청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안내하였다.
수협은 알고 있듯이 중앙회와 단위 수협으로 나뉘며, 중앙회는 제1금융권, 단위 수협은 제2금융권으로 분류된다. 자금력에서도 단위 수협과 수협은행은 큰 차이가 있다.

9월 초, 안내해준 대로 집에서 가까운 수협은행 진주지점에 20종류에 가까운 서류를 준비하여 귀어 자금 신청을 하였다.
일주일이나 지나서 수협은행 진주지점으로 연락이 왔다.
농신보 진주센터에서 자신의 관할지역이 아니라서 반려를 하였고, 이렇게 되면 자신들로서는 자금 집행을 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자신들도 처음 있는 있는 일이라 황당하고, 안 해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농신보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자신들은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이다.
급한 마음에 고성군 수협에 연락을 했더니, 고성군 수협에는 현재 돈이 없어서 차입을 해야하는데, 11월 달에나 가능하다고 하였다.
잔금을 치르기로 한 날짜가 9월 30일인데, 이렇게 되면 계약을 지킬 수가 없게 되고, 저쪽에서 계약을 파기하자고 하면, 나는 아무소리도 못하고 계약금을 날릴 수 밖에 없는 지경이 되었다.

농신보 진주센터를 찾아가 센터장을 찾으니, 신아무개 차장이라는 사람이 센터장님은 회의중이라 자기와 얘기하면 된다고 하였다. 대표 면담을 신청을 하면 아랫사람이 나서서 방어하는, 어디서 많이 보던 광경이었다.
반려의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올해 1월부터 관할지를 일원화하기로 정했고, 나의 경우는 자신의 관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참고로 농신보 진주센터는 사천,하동,남해 일원으로 통영센터는 통영,고성군,거제로 이미 이전부터 관할지가 나뉘어져 있으며, 그동안 귀어인들은 자신이 편리한 곳에서 자금신청을 하였고, 내가 계약한 배는 남해에 있다.)
대한민국 어떤 신용보증기금이나 회사가 대출 취급 금융기관의 지점까지 지정을 하는 경우가 있냐고 물었다. 농신보 자신의 행정 편리를 위해 이용자들이 왜 불편을 겪어야 하며, 그렇게 정해진 방침이면 왜 일주일이나 지나서 통고를 하느냐고 물었다.
돌아오는 답변이 가관이었다.
그런 거 따지러 오셨으면 농신보 본부에 가서 따지라고 한다.
하마터면 입에서 욕이 튀어 나올 뻔했다.
방침을 그렇게 정했으면, 최소한 수협에 협조공문이라도 보내서 이 사실을 알렸으면,수협에서는 서류 자체를 받지 않고 다르게 안내를 했을텐데, 어떻게 수협도 모르고 있있을 수가 있고 물었더니 묵묵부답이었다.

사태를 수습하려고 그랬는지 고성 수협에서 받은 주택자금 대출을 진주지점으로 옮기면 가능하다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조금 전까지 관할지 일원화 때문에 안된다고 해 놓고, 몇 분도 안 되어 스스로 자신의 말을 뒤집고 있었다.

농신보 진주센터에서 전화를 했는지 고성수협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수협은행 진주지점으로 자금 대출건을 이관하려면 7,80만원의 설정비를 내가 부담을 해야 한다고 했다. 고성수협에는 지금 돈이 없고, 농신보 통영센터에 연락을 해 놓았으니 상담을 하면 다른 수협을 소개시켜 줄 수도 있단다.

결국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똥개 훈련 시키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이냐.
당신들이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이게 무엇이냐.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런 경우를 당해야 되냐...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었다.
자신은 무슨 잘못이 있냐고.
그 사이 고성 수협에 발령이 나서 담당자가 바뀌어 있었다.

급한 마음에 여기 저기 수소문한 끝에 수협은행 경남지역금융본부에 문의를 했더니 자금집행이 가능하다고 했고, 처음부터 다시 20여종에 달하는 서류를 떼고 약속한 잔금 지급일 보름이 지나서야 자금이 집행되었다.
내 쪽에서 계약을 어겨버리고 말았고, 매도인에게는 사정을 좀 봐달라고 아쉬운 소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왜 이렇게 구차하게 살아야 되는가?

어째서 수협은행 경남지역 금융본부는 농신보에서 말하는 관할지 일원화에 해당이 되지 않는 것인가?
왜 수협은행 진주지점은 안되고, 수협은행 경남 본부는 가능한 것인가?

더 황당한 경우는 또 있다.
귀어학교 동기생인 최 아무개는 어선을 구입하는데, 자기 앞으로 명의변경을 먼저 해 와야 정책자금 집행이 가능하고 해서, 매도인에게 사정을 하여 자기 앞으로 명의 변경을 먼저 했고, 이것이 일반적인 케이스라고 한다.
결국, 이면 각서나 이면 계약서를 쓰는 편법을 동원해서 명의변경을 해놓고 신청을 하라는 이야기인데, 왜 귀어인들에게 좋은 말로 편법, 심한 말로 불법을 자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인가?

정부의 귀어 정책을 믿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귀어한 사람들은 결코 대접을 받지 못한다.
농신보에게 귀어인은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스스로 넉넉한 자금을 가지고 있던가 혹은 온갖 수모와 구차함을 감내할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귀어는 꿈도 꾸지 않는 것이 맞다.

일원화할 것은 농신보의 관할지가 아니라 소위 신용평가 - 사실은 담보물 평가 – 기준을 일원화하여 농신보 센터 어떤 곳에 가더라도 같은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하여, 귀어인이 집행될 수 있는 규모를 가늠하여 자금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농신보 관할지 일원화는 농신보 자신의 행정적 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지 이를 다른 금융기관에게 지점을 강요할 수 있는 그 어떤 법률적 근거도 없다. 기준이 같다면 어느 곳에서 평가를 하든 그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고, 농신보가 자신들 내부적으로 처리하면 될 일이다.

취급 금융기관도 일원화 해야 한다.
수협일반이 아니라 광역별 취급기관로 취급기관을 지정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제출 서류조차 단위 수협마다 다르고, 심지어는 편법,불법을 동원해서라도 명의변경을 먼저 해 오라고 한다. 그 돈이 있었으면 시간들여 귀어학교를 다니고, 은행문을 들락거렸겠는가?
귀어인들은 거리가 조금 멀더라도 원스톱 시스템을 바라고 있다.

막대한 정부 예산을 들여 귀어 학교를 개설하고, 농신보에 기금을 출연하면서 얼핏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듯이 보이는 이 귀어 정책이 사실은 귀어인으로 하여금 온갖 수모를 강요하고 좌절하게 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폐기하는 것이 올바른 결론이다.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귀어를 꿈꾸는 이들을 혹세무민하는 하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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