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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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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장 준비

by 봉돌 2021. 7. 6.

장마가 시작되었다.

늦 장마여서 인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비가 쏟아진다.

개구리와 지렁이들은 도로로 나와 피난길을 떠난다.

비 오는 마당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으므로 결국 방으로 모든 것을 끌여 들일 수 밖에.

 

어업에 필요한 장비를 통칭 어장이라고 하는데, 이 어장에는 기성품이 없다.

재료를 사다가 자신만의 어장을 꾸리는데, 이것이 사람마다 채비 방법이 다르고, 지역마다 또 다르다.

같은 통발이라고 해도, 평생을 바다에서 어부로 살면서 경험치로 쌓아 온 자신만의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이다.

옆집 사부는 내가 보기에는 아닌 것 같은데, 그것이 맞다고 한다.

사부에게 내가 제기하는 합리적 의심이란 권위에 대한 도전일 뿐인 것이다.

 

통발 어장은 머리로 이해하기는 쉽지만, 실전에 들어가면 이것이 만만치가 않다.

통발은 멍돌(앵커)에 연결한 깃망(깃대) 바닥에 길게 깔리등으로 는 모릿줄(원줄)과

이 원즐과 통발을 연결하는 아릿줄(가지줄) 등으로 구성된다.

깃망줄의 길이를 얼마를 줄 것인가, 멍돌과 깃망의 연결, 모릿줄과 아릿줄의 연결, 아릿줄의 길이, 아릿줄의 간격.

그 하나 하나마다 어부들의 노하우가 녹아있다.

 

줄을 푸는 것부터 난관헤 부딪힌다.

모릿줄을 만들 로프는 롤 형태로 감겨있고, 가운데에 있는 끄트머리부터 잡아서 풀어야 하는데,

돌돌 말리기 일쑤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여러 방법을 섭렵했지만, 실전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다.

첫단추를 잘못 끼니 아릿줄까지 매어 놓았는데, 두번 세번 일을 하게된다.

머, 이런 일이 한두가지이겠는가.

 

낚시가 그렇듯이 자신의 채비에 믿음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어장에 대한 나만의 확신, 나만의 노하우는 축적된 경험에서 나올 터,

한번도 통발을 뿌려 본적이 없는 나에게 확신을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평생을 바다와 함께 살아 온 옆집 사부이다.

 

ㅏㄴㄷ
ㅓ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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