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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단상6

세상에 이런 일도 - 솔라랩 온실 구매 후기 집이 단층 슬라브라 옥상이 그대로 태양열을 받아 여름에는 집 자체가 뜨거워 지고, 겨울에는 또 더 춥다. 몇 년에 한번 옥상 방수를 직접 해본 경험으로는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작업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생각 끝에 옥상에 온실은 설치하고 화단을 만들어 정원을 꾸미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온실이 좋을지 검색을 하던 중, 솔라랩 온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겨울에 창에 붙이는 뽁뽁이 원리로 만들어진 필름은 보온성과 내구성에서 뛰어난 독일 특허품이었고, 30여년 사용한 독일 농가도 있다하니, 가격은 둘째로 하고 이 온실을 짓기로 바로 결정하였다. 마침 시공비 본사 부담이라는 이벤트 중이기도 했다. 인천 집에 간 김에 집사람과 함께 솔라랩 사무실을 방문, 계약하였다. 포천까지 무려 2시간. 5월22일, 계약 총금액은 .. 2023. 8. 8.
고마웠다 지붕위에 보트를 싣고 거문도,추자도, 초도 나와 함께 달려 주었던 차. 바닥에 합판을 깔아 침상 겸, 수납 공간을 만들고, 방충 시트까지 부착해 나의 잠자리가 되어 주었던 차. 이제는 물탱크에 바닷물을 채우고 고기를 실어 나르는 차. 이젠 뒷 창문까지 깨져 버린 나의 차. 이젠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다. 고마웠다. 그리고 미안! 2023. 6. 20.
보리암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와 함께 3대 해수관음 성지로 알려져있는 남해 금산의 보리암. 보림암에 오르면 남해의 절경을 한눈으로 볼 수 있다. 어떤 불심이 이렇게 높은 자리에 암자를 틀게했었까. 아무리 영험하다는 보리암이지만, 기도에도 값이 매겨져 있다는 사실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스님은 어떤 기준으로 가격을 매겼을까? 각기 다른 바라는 바, 소원을 대신 빌어 주는 꿈에도 가격을 매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암자에와서 알게 된다. 내가 아직 이루어 못한 꿈. 그 가격은 도대체 얼마의 값어치가 있는 것일까? 2021. 8. 3.
비우고 새롭게 채운다는 것 자랄대로 자라 가지 사이로 바람이 지나갈 틈도없어 빽빽한 입사귀가 숨도 쉴 수 없을 것 같은 향나무. 족히 수십 년은 풍상을 겪은 굵은 기둔 줄디 였을탠데 바닷가 거센바람에 나무가 통째로 휘청인다. 가혹하게 가지를 쳐 내었다. 남은 건 몇 개의 앙상한 가지와 드문드문 보이는 푸른 잎사귀들만 남았다. 이 나무는 이제, 살기 위해 몸서리 치며 가지마다 새로운 순을 틔울 것이고, 나는 필요한 순을 키워 가지로 만들고, 나머지는 다시 쳐내버릴 것이다. 비우고, 다시 채운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2021. 5. 30.
사량도 느닺없이 자정을 넘겨 똥개가 찾아 왔다. 진주 버스터미널로 마중을 나가 집으로 왔다. 다음 날, 똥개가 온 김에 바로 코앞에 있는 상족암이랑 사량도 구경을 갔다. 지척에 두고서도 가보지 못했던 곳을 똥개 덕분에 다녀왔다. 상족암. 한 때 지구상에 번성했던 공룡의 발자국들과 수억년의 새월이 켜켜이 쌓인 지층.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 어쩌면 인류도 한방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것도 자멸... 사량도. 많은 섬을 돌아 봤지만, 아찔한 아름다움이 있는 섬이다. 아랫 섬까지 일주도로를 타고, 옥녀봉에 올랐다. 앞도 뒤도, 왼쪽을 돌아 보아도, 오른 쪽을 돌아 보아도 바다고 섬이다. 시간이 되면 종주 코스를 꼭 한번 타고 싶다. 다만, 옥녀봉과 가마봉 사이에 놓여 있는 출렁다리 때문에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케이블.. 2021. 5. 25.
오래된 습성 나의 손은 눈보다 빨라서 무조건 반사를 한다. 답답하게 자란 향나무며 동백 가지를 치다가, 수도 꼭지가 부러져 나무를 박아 놓은 것이 보이면 그 길로 부속품을 사러 간다. 잠깐 커피 타러 왔다가 오래된 장농이 눈에 띄면 해체를 해서 쓸만한 합판을 창고에 두려고 갔다가, 지금은 쓰지 않는 화목보일러가 눈에 띄면, 이것 저것 손봐서 소각로로 개조한다. 승질은 여전히 급해서 눈에 띄는 일이 있으면 해치워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나 지금은 차원이 다르다. 돌아 보면 일이고, 끝이 있는지 없는지 벌써 몇 일째 이러구 집에 매달려 있는지 모르겠다. 뭐지? 왜 아직까지도 이렇게 바쁘게 살고 있는 거지? 어쩌면 이렇게 몸을 재게 움직이게 만든 것은, 땀흘린 뒤의 미래를 상상하는 재미였을지도 모르겠다. 성취감에 대한 기대.. 2021.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