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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조업일지2

경매 어~ 알대구 다섯마리~ 엇, 으~으~ 베이스 톤의 낮은 목소리로 리듬을 타고 여기저기서 내미는 손가락을 둘러보면서 낙찰 가격을 결정한다. 8번 5만원 낙찰!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그 많은 손가락을 훑어보고 최고가를 알아내는지, 매번 봐도 신기하기 짝이 없다. 단전에서 끌어 올리는 낮고 굵은 목소리는 마이크를 든것도 아닌데 그 많은 사람들에게 다 들린다. 어쩌면 앙칼진 높은 소리보다는 낮은 소리가 더 많은 공명을 일으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새벽 위판장에 나가 보면, 요즈음 어떤 것들이 잡히는지 구경할 수 있다. 요즈음은 물메기와 대구가 제철. 물메기는 부드러운 흐물흐물하다시피한 부드러움과 깔끔한 국물 맛으로 남해쪽 사람들의 최애 음식중에 하나이다. 위판장은 삼천포가 제일 크다. 동네에서 가까운 임포항은 .. 2022. 1. 11.
처음 그야말로 모든 일이 생전 처음이다. 처음으로 낙지 통발을 바다에 뿌리고, 건져 올려 보았다. 포인트가 어딘지도 모르는채, 배를 운전하면서 통발을 뿌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목표지점을 정하고 배가 똑바로 나아가도록 운전을 해야 하는데, 통발을 뿌리면서 하자니 두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려니 쉽지가 않다. 플로터 항적을 확인해 보니 삐뚤 빼뚤. 통발을 올릴 적에는 양망기의 힘만으로 배가 움직이니 그나마 낫다. 통발을 확인하고, 미끼인 참게가 죽어 있으면 교체해 주고.. 통방을 다 건져 내면 다시 투망. 바다에서는 여러가지 것들을 한번에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바다 속을 가늠해야 한다는 것은 그 차체로 3차원적이다. 조류와 바람, 배의 속도와 물 속... 규모 있는 배는 작은 보트와는 또 다른 스킬을 .. 2021.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