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맹그는 재미, DIY

기관방

by 봉돌 2022. 1. 13.

배 밑창에 위치한 엔진룸을 어민들은 기관방이라 부른다.
차 밖에서 정비와 수리를하는 자동차와는 달리, 배는 좁디 좁은 기관방으로 연장을 들고 들어가 자세를 잡고 작업을 해야한다.
요가를 하지 않으면 취할 수 없는 자세를 강요하는 곳이 바로 이 기관방이다.

배를 추진하는 것이 엔진이라면, 닻을 올리고, 통발이나 그물을 끌어 올리는 배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포크레인처럼 유압 장치가 한다.
이 유압 펌프는 앤진 크랭크 축에 V벨트로 연결되어 작동을 하게 된다.
작업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스위치를 꺼서 유압펌프를 쉬게 해야 하는데,이것을 깜박 잊고, 신나게 달리다 보니, 어디선가 타는 냄사가 났다.
고속으로 돌아가는 엔진에 유압펌프도 신나게 돌아 갔고,
결국 엔진과 유압펌프를 연결하는 V벨트가 탈이 나고 말았다.

몸을 구겨서 기관방에 들어가 보니, 결론은 맞물려 있는 벨트를 교체해야하는 것이었고, 이 때부터 쌩쇼가 시작되었다.
벨트를 물고 있는 바퀴, 풀리가 같이 돌면, 벨트를 걸쳐 놓고 살짝 돌리면 쉬운데, 이 넘은 엠진 크랭크 축에 물려 있어, 여섯개의 실린더를 움직일만한 힘이 없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는 수 없이 밸트를 걸쳐 놓고 엔진 시동을 켰다 급하게 끄는 위험 천만한 짓을 하고야 말았다.
벨트 하나야 그랬다치고 두번째 것은 답이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21세기 대명천지에 기계를 이따위로 만들리가 없을텐데, 궁리를 해 보았지만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동네 기계쟁이로 소문난 배병길을  불러 도움을 용청했다.
기관방에 같이 들어와 보더니, 픽하고 웃는다.
아으.. 구겨지는 자존심!
답은 유압 펌프를 올려 놓는 마운트에 있었다.
마운트 볼트를 풀고 조이고 하면서 벨트 유격을 조절할 수가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쩝, 무식하면 궁뎅이가 고생한다.
알고 나면 그렇게 간단한 이치일 수가 없다.

어가에서는 웬만하면 사람을 불러 돈을 주고 고치지 않는다.
웬만한 것은 혼자 해결하고, 힘들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다.
돈도 돈이지만 그게 속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두고봐라.
나도 어느날엔가는 배 엔진 박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맹그는 재미, DI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추기 만들기  (0) 2022.03.19
태양광 판넬 설치  (0) 2021.11.08
선실 세팅  (1) 2021.10.25
닭장 만들기  (0) 2021.10.13
무늬오징어 생미끼 채비  (1) 2021.09.0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