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시골 살이

참다래, 혹은 키위

by 봉돌 2021. 11. 7.

고성은 참다래, 혹은 키위의 고장이다.
토양과 기후가 잘 맞는지 이곳 웬만한 농가는 거의 참다래를 키우고 있다.
앞집, 혼자된 김남숙 여사도 키위를 키운다.
요즈음 굴작업 다니느라 한창 바쁜데, 키위 따는데 일손 보태라고 한다.
배가 들어온 이후에 나도 자빠져서 느즈막이 밭에 갔더니,
돈될만 것들은 다 따냈고 자잘한 것만 남았다.
늦게라도 와준 것이 고마왔는지 포대들고 와서 다 따가라한다.
먹을만큼 땄고, 졸여서 잼을 만들 생각이다.

참다래는 암,수가 따로 있는 나무이다.
원래 그럴리가 없을텐데, 암꽃이 먼저 피고 암꽃이 질무렵에
수꽃이 핀다.(거꾸로 인가?)
가만 두면 암 수꽃이 수정할 기회가 없으므로 열매를 못 달 것이 분명한 비극적인 식물이 되어 있다.
키위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 사람들은 봄부터 부지런히 움직이야한다.
작년에 받아 놓은 꽃가루를 물에 풀어서 분무기 같은 것으로
개화한 암꽃에 살포한다.
이전에는 하나 하나 붓으로 수정을 시켰다고 한다.

더 맛있는 참다래를 만들어 내기 위한 인간의 육종으로
사람의 힘을 빌지 않으면 암수가 만나지 못하는 비극적인 식물이 되고 말았다.

'시골 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봉 오골계  (0) 2022.03.07
나를 위한 밥상  (0) 2022.01.25
유방섬 피서  (0) 2021.08.08
잔인한 유전자  (0) 2021.07.04
청각 냉채  (0) 2021.06.21

댓글